인권운동사랑방

사랑방에서 활동하세요!사랑방을 후원해주세요!

반차별운동

활동게시판

제목 [기사] 한국선 `오바마의 꿈` 이루기 어려워요 번호 131
이름 인권운동사랑방 등록일 2009년 02월 12일 15시 16분 조회수 1017  /  197
분류 일반
한국선 `오바마의 꿈` 이루기 어려워요

[매일경제 2008-11-05 17:51]


5일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이주민통역지원센터에서 필리핀 담당관인 마리페 씨(왼쪽)가 필리핀 출신 노동자들을 상담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김수연 양(가명ㆍ19)은 부천 소재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이 공장에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필리핀인 아나벨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김양은 중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 학교를 그만뒀다.

"학교에서 애들이 툭 하면 때리고 따돌려서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됐어요. 한국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호기심부터 드러내 그냥 필리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음 편해요."

전 세계가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 탄생에 열광하고 있다. 흑인 대통령 탄생은 미국 사회 인종적 편견에 전환을 고하는 획기적 사건이다. 또한 이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 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안산시에 위치한 이주민통역지원센터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어려움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곳이다. 이곳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하소연이 쏟아진다.

필리핀인 K씨(34)는 인근 공장에 다닌다. 나이로는 선임급이지만 K씨는 이 공장 모든 직원이 화풀이를 하는 대상이다. K씨는 "심심하면 동료들이 욕을 하며 때린다"며 "빨리 돈을 모아 필리핀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에 대한 이 같은 차별은 소위 '3D 업종'으로 불리는 현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유학생 S씨는 1년 가까이 기숙사 방을 혼자 쓰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인 룸메이트가 있었으나 일주일 만에 다른 방으로 옮겨 버렸다. S씨는 "영어권 국가에서 온 백인 유학생과는 서로 룸메이트가 되려고 줄을 서는데 나 같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씁쓸해 했다.

방송인으로 유명한 나이지리아 출신 티모시 씨는 한국 생활 14년째다. 그는 "그동안 흑인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차별 의식은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명 영어학원인 파고다학원에는 전국적으로 원어민 강사가 140명 정도 있는데 이 중 흑인 비율은 10%도 안 된다.

A학원 관계자는 "수강생들이 강사가 흑인이면 싫어해 백인을 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세계 국가에서 온 수도권 소재 대학 교수는 대학 급여체계에도 차별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대학은 교수 급여 수준을 출신 지역 급여와 한국 급여 평균으로 급여 수준을 정하고 있어 자신과 미국에서 온 교수 월급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제3세계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오거나 유학 온 사람들은 본국으로 돌아가면 그 사회를 이끌어갈 사람들"이라며 "국익 차원에서라도 이들에게 한국 이미지를 좋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흑인 대통령 탄생이 한국 사회에서 편견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안산 이주민통역지원센터 책임자인 이정혁 목사는 "몇 년 전 하인스 워드 열풍이 불 때 한국 사회 인종 편견을 바로잡자는 반성이 많았으나 그냥 열풍으로 끝났다"며 "오바마 열풍이 이제는 정말로 이런 편견을 걷어 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임태우 기자]








'한국의 오바마' 나오지 말란 법 없죠

[세계일보 2008-11-05 19:22]

바깥 날씨는 비가 올 듯 말 듯 흐렸지만, 교실 안은 다양성이 하나로 녹아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득했다.

버락 오바마 후보가 미국 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보광초등학교 급식실은 점심 배식으로 분주했다. 아이들 사이에 듬성듬성 이국적인 외모의 아이들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기까지는 여느 초등학교와 다름 없었다. 식기를 반납하는 곳에 갈색 머리카락에 얼굴이 흰 여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숟가락과 젓가락을 설거지하기 좋게 나눠 놓고 있었다. 5학년 1반 세라 준불(12)양이다.




세라양은 “돌아가면서 급식 봉사를 하는데, 이번엔 제 차례예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터키인인 세라양은 태어난 지 2개월 만에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 땅에 왔다. 국적과 외모는 터키인이지만 줄곧 한국에서 자란 탓에 터키보다 한국 사회에 익숙하다.

부모는 한국어가 서툰 편이지만, 세라양은 한국말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은 없다. 물론 입학 초기 외모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때도 많았다.

“이국적인 얼굴에 한국말을 잘하니까, 처음엔 친구들이 신기해 하면서 자꾸 말해 보라고 하더라고요. 2학년 때엔 친구들이 따돌리는 바람에 운 날도 많았어요.”

세라양은 유창한 한국어와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반장 선거에 출마해 어엿이 부반장에 뽑혔다.

세라양은 “친구들이 뽑아줬으니까 열심히 해야죠. 제가 외국인이란 생각은 이제 안 들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 학교에는 세라양처럼 부모가 외국인이거나 국제결혼을 한 다문화가정 학생이 전체 970명 중 35명이나 된다. 머리가 노란 아이와 피부색이 검은 아이, 쌍꺼풀이 짙은 아이…. 출신 지역도 제각각이다. 일본, 중국, 몽골에서 브라질, 미국, 모로코, 터키 등 세계 곳곳에서 온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과 한데 어울려 지내고 있다.

처음에는 낯선 외모의 친구들에게 이질감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지만 꾸준한 교육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이 학교 아이들은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을 상당 부분 극복했다.

보광초등학교는 미식축구 리그 스타인 한국인 2세 하인즈 워드 방한을 계기로 다문화교육을 고민하기 시작해 2007년 서울시교육청의 ‘다문화 이해교육 정책연구학교’를 맡아 추진 중이다.

학교에서는 한국어가 서툰 아이들에겐 ‘일대일 결연’을 통해 학교생활을 도와줄 친구를 붙여준다.

5학년 김모(12)양은 “4학년 때 같은 반에 외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한국어를 잘 못해서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지내다보니 한국 친구와 똑같았다”고 말했다.

이제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도 스스로 이방인이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부모가 모로코인인 메디(12)군도 국내 아랍 학교에 다니다가 지난 학기 전학했지만 금세 적응했다. 메디군은 “한국어가 서툴러서 매주 3회씩 방과후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며 “아직 말이 잘 안 통해 친구는 많지 않지만 말이 잘 통했던 아랍학교보다 더 재밌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인 아버지를 둔 와하브(12)군도 “한번도 친구들 사이에서 외국인 취급을 받아본 적 없다”고 자랑했다.

다문화가정 담당 최인숙 교사는 “다른 문화의 아이들을 직접 접촉하면서 거부감을 떨치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인정하게 된다”면서 “다문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다른 문화를 인정하게 된 것처럼 우리 사회도 다른 문화를 인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면 ‘우리 시대의 오바마’를 배출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만구(61) 교장은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을 좀더 강화하면 머지않아 인종차별 없이 애국심과 능력을 바탕으로 이들이 우리 사회 동량으로 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우리 사회에는 순혈주의 장벽이 높고 두꺼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학교에서처럼 우리 사회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언젠가 우리도 ‘한국의 오바마’을 맞을 것임이 분명하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쓰기 목록 추천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