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금요일 2시경 명동 전진상 교육관에서 [제노포비아와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아시아의 친구들에서 주최하는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발제자는 유럽의 제노포비아의 공저자이신 송태수 한국노동교육원 교수였고 토론자는 마붑(미디어활동가), 정정훈(공익변호그룹 공감변호사), 이정원(이주노조 교육선전 차장) 이었습니다.

아시아와 친구들에서는 ‘보호소에 인권을’ , 이주민에 대한 인권운동을 하면서 정부 정책, 활동에 대응했지만
그 운동 끝에는 항상 외국인, 불법체류자 등에 대한 국민들의 편견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어 토론회를 주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선 발제를 보면 ‘유럽의 제노포비아’(2006)의 내용이었고 제노포비아의 개념, 현상의 이해에 중점을 둔 이야기였습니다.
(아래는 발제문과 토론문을 발제, 토론하신 것 중심으로 요약한 것입니다.)

제노포비아는 선진국에 제한된 현상이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으로
‘북한에 퍼주기’ 논란도 어떻게 보면 제노포비아의 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발제에서는 제노포비아와 인종주의를 구별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제노포비아와 인종주의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제노포비아의 정확한 개념 정의는 어렵다는 것을 전제, 2차대전 이후의 현상으로 한정. 이방인에 대한 배타의식, 혐오의식을 말한다. )
인종주의가 특정 집단의 우월성을 말하는 것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활용되어오고 국가에 의해 강제되어온 측면이 있다면
제노포비아는 이방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들의 갖고 있는 것에 대한 보호본능, 자발적으로 국민에게 형성된 측면이 있다.
현대 국가가 복지국가가 되면서 복지혜택에 대한 집단적 보호, 방어가 제노포비아 현상의 요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
이러한 제노포비아 현상의 요인은 사회 경제적 요인이 지배적이고 법 제도적, 정치 사회적 요인이 이를 심화시킨다.

(이어 유럽의 대표적 세나라 독일, 프랑스, 영국의 제노포비아 현상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흥미로운 얘기는)
독일의 경우 “노동” 을 중시해서 이주노동자에게 노동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시민권은 부여되었지만 정치적 시민권은 부여되지 못하였는데 (보수적 이주민 정책)
이보다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프랑스의 경우(이주민의 국적 취득 용이) 이주민에게 사회적 발언권이 주어졌기 때문에
이주민 문제가 표면화되고 이주민과 본국인간의 폭력적 충돌이 발생하였다.
극단적으로 추론하자면 법제도가 완고할수록 제노포비아 현상이 낮게 발생하는게 아닐까.

정당 체제와의 상관성에 대한 얘기.
정당(극우,보수)이 적극적으로 제노포비아 현상을 활용하면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활성화가 가능하다.
(제노포비아는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종주의와 달리 쉽게 동원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97년이후 청년 고시업률이 장기화되어 청년 집단의 우경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제노포비아 발생 위험이 높고
단일민족이라는 왜곡된 역사관에 의해 제노포비아가 국가에 동원될 수 있으므로 그것들을 깰 수 있는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정종훈씨는) 인종주의와 제노포비아는 본질적인 차이가 아니라 강조점의 차이가 아닌가. (인종주의-우월성, 정복의 논리/제노포비아-이질성, 추방의 논리)
국가의 역할이 신자유주의적 논리가 강화됨에 따라 시장에서 규제력을 상실한 국가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부의 적을 만들어내는 치안의 논리가 이주민에게 작용하는 것.
또한 한국적 특수성이 제노포비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민지의 피지배자로서의 역사, 피지배의 위치에서 내면화된 인종주의가 있다.
발제자의 억압의 강화가 제노포비아 현상을 낮춘다는 주장에 동감하면서
최악의 산업연수생 제도에서 고용허가제로 일정부분 법적 보호를 이주노동자가 받자 정서적 반감이 높아지는 것이 그 예.
또한 차별배제 모형에서 다문화주의로 제도적 이완(실질적인 것은 그렇지 않지만) 이 있자
이에 제노포비아 현상이 드러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일자리 문제가 이주민 문제를 범죄화하고 성까지 연결시키는 현상에 대해서
젠더 관점에서 제노포비아 현상을 볼 필요가 있다.

(이정원씨는) 인종주의와 제노포비아는 구별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문화’ 등의 차이를 정치적으로 강조함으로써 변형된 것에 불과하다.
제노포비아 현상에는 경제적 위기만이 요소가 아니다. 이에 대한 운동세력의 반응이 중요하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극우세력에 대한 반파시즘 전선 형성이 극우 정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사실.)
‘불법체류자 운동본부’와 정부와의 유기적 관계가 의심된다. 정부의 강력 정책이 제노포비아 현상을 유발한다.
일반적인 규제의 논리가 극우주의자를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정부가 합법화와 규제강화라는 모순적 정책을 실시하는 것을 강조)
(자세한 것은 발제문, 토론문이 저랑 석진, 달래한테 있으니 필요하시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노포비아에 대한 주요 토론은 위와 같습니다.
마붑씨의 경우 제노포비아보단 개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주민에 대한 언어 , 문화적 차별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인상깊었던 얘기가 마붑씨의 경우 한국에 오신지 10년이 넘었고 결혼도 하셨기 때문에 ‘귀화’ 를 생각하는데
자신이 어딜 가도 듣는 질문이 “ 어느나라에서 왔느냐.” 이고
이것은 귀화를 해도 , 자신이 ‘한국인’이 되어도 받게 될 질문이라 귀화를 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10년을 있었지만 내 나라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정체성에 혼란이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에 석진씨가 하셨던 발제 중에 ‘한국인은 누구인가’ 라는 물음이 아직도 제안에서 정리되지 못했는데 우리 꼭 다음 세미나때 토론해 봅시다. -_-;;(이래놓고 안가야지. )
짧게 쓰려고 했는데 넘 길어졌네요. 죄송.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