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국인 이주노동자' 놓고 맞불집회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30일 서울 도심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는 집회와 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라는 반대 성격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를 위한 공동행동 회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외국인 노동자를 탄압하는 정책들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9월 25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발표한 `비전문 외국인력 정책 개선안'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식비를 임금에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로는 10만원 정도의 임금이 삭감되는 것"이라면서 "그 경우 이들은 최저임금보다도 낮은 임금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부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하려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한 일련의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외국인노동자대책 범국민연대 회원 50여명은 같은 시각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단속강화조치를 환영하는 동시에 더욱 엄정한 대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인해 내국인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23만여명의 불법 체류 외국인을 본국으로 돌려보내 서민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불법 체류자들의 강력 범죄로 인해 사회불안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두 단체는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범국민연대'에 대해 "일선 중소업체나 건설현장에서는 한국 인력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노동자를 쓰고 있는 것"이라며 "일자리 감소를 이주 노동자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억지"라고 비판했다.

범국민연대는 그러나 "일부 단체들은 우리 국민의 아픔을 외면하고 불법 체류자들을 옹호하면서 이를 마치 인권운동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들 단체에 대해 즉각 규제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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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다문화가정 자녀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문제"

국제결혼 이주여성들, 28일 부산 심포지엄서 지적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다문화 가정의 자녀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입니다."
국제결혼을 통해 부산으로 이주해온 외국인 여성들이 28일 오후 부산지방변호사회 대회의실에서 사단법인 `외국인노동자인권을 위한 모임'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5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부산으로 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중국출신 유단단 씨는 "우리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사회적응에 큰 문제가 있다고 무작정 염려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도대체 우리 아이들의 문제가 뭐냐"고 반문했다.

유단단 씨는 또 "정부와 여성단체들이 이주여성과 자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대부분 한국인들을 위한 것"이라며 "왜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교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다문화교육을 하고, 각국의 언어로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출신인 로산나 씨는 "한국의 문화가 한국인이든, 인도네시아 사람이든, 아프리카 사람이든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산나 씨는 또 "이주여성을 마치 팔려온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게 무섭고 걱정된다. 이주여성을 차별하는데 그 자녀가 어떻게 행복한 아이로 자랄 수 있겠느냐"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전환을 당부했다.

이주여성.다문화가족센터 `어울림'의 최소현 교육팀장은 주제발표에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문제 있는 집단으로 일반화시켜서는 안된다"면서 "그런 인식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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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독일인 5명중 1명은 외국인 혐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독일인 5명중 1명은 외국인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SZ)에 따르면 라이프치히 대학이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의뢰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15%는 극우 성향이 있으며 20%는 외국인에 대해 적개심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6월 독일 전역의 14-91세 남녀 2천42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구서독지역 주민은 1천921명, 구 동독지역은 505명이었으며 신교도는 951명, 구교도는 813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작센안할트 주 응답자의 39.3%가 외국인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해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바이에른(39.1%), 브란덴부르크(34.6%)가 그 뒤를 이었다.

바이에른 주는 또 반유대 이념에 동의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독재체제를 원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주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로 집계됐다. 구 동독지역의 반유대 성향은 2006년 3.7%에서 7.9%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극우 성향의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구교도(17.6%)보다는 신교도(22%)에서 높게 나타났다.

조사를 실시한 엘마르 브래러 연구원은 "극우적 성향이 주변부적 상황이 아니라 다시 사회의 중심부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지난 여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37%는 이민자들이 "복지혜택을 이용하기 위해" 독일로 이주했다고 응답했으며 39%는 "외국인들이 위험할 정도로 과다하다"고 주장했다.

또 26%는 "독일 공동체를 대표하는 강력한 단일 정당"을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민주주의나 민주적 원칙들에 대한 환멸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미등록 외국인도 인권 누릴 수 있어야"

안산시 외국인인권조례 공청회서 한목소리

(안산=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 경기도 안산시가 27일 외국인 인권조례 제정을 앞두고 시청 대강당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위은진 변호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거주 외국인이 100만명에 달하고 다문화가정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단일민족국가, 혈연주의라는 미명하에 여전히 외국인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인권조례 필요성을 강조했다.

위 변호사는 "안산시가 거주외국인을 주민의 일원으로 포함시키고 미등록 외국인도 인권을 향유할 수 있는 존재로 인정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매우 획기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산시의 인권조례 제정은 외국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역할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외국인을 일하다 돌아가는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지우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선희 안산시의회 의원은 "한국은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로부터 인종차별철폐 권고까지 받은 바 있다"며 "안산시 인권조례안은 안산시민의 의식변화는 물론 한국 정부의 변화까지 선도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최병조 수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표는 "국민 대비 이주민의 인구가 2.5%를 넘으면 다문화 국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2.3%의 이주민이 살고 있어 조만간 다문화 국가로 진입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이민자들과 의식을 공유하고 불균형, 차별화 등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세상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안산시 인권보호 조례안이 미진하다며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출신 유학생 아미눌 이슬람 수먼씨는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저임금, 최악의 노동환경, 여가시간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등록 노동자와 미등록 노동자로 구분하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서연 변호사는 "안산시의 인권조례는 거주외국인이 실질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인권'으로서의 '구체적 권리'가 무엇인지 규정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채형복 경북대 교수는 "거주외국인이라는 용어는 내국인과 반대되는 표현으로, 결혼을 통해 합법적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까지 외국인으로 간주하는 차별적 의미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ILO협약이나 국제인권문서에서와 같이 이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경석 한양대 다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안산시의 인권조례안에는 인권침해에 대한 제도적 견제책이 없고 기존의 외국인 지원조례와 내용이나 형식에서 중복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이날 공청회는 전국 최대의 외국인 거주지역인 안산시가 외국인들의 인권을 증진하고 거주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인권조례를 제정하기에 앞서 각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안산시의 외국인 인권조례는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중앙정부와 다른 자치단체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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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정부,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지원 강화

다문화 전담교사 등 `맞춤형' 운영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정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담교사 배정 등 교육지원 정책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국무총리실은 27일 "여성 결혼이민자, 외국인 이주근로자 등 다문화가정의 학생 자녀가 급증하면서 학교와 가정생활에서 부적응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주류사회 구성원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각급 학교별로 `다문화 전담교사'를 지정, 운영하는 한편 `수준별 학습도우미 제도'를 도입해 지역, 발달단계, 학년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또 정규학급 외에도 경기도 등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을 벤치마킹해 다문화가정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등 부처별로 산재해 있는 다문화가정 부모 교육지원 정책을 체계화하는 동시에 대학생 멘토링 제도와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등의 운영을 내실화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정부는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출신 모국어나 문화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하고 일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 이해증진 프로그램 등도 운영키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올 상반기 다문화가정 교육지원정책을 평가한 결과 대부분의 지원정책이 이주 1세대인 결혼 이주여성의 기초 한국어교육 등에 편중돼 자녀 교육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면서 "정책수요자 관점에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도 최근 이같은 평가 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이제는 단순히 이주 1세대 위주의 초기 정착지원이 아니라 앞으로 10년후에 나타날 수 있는 사회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교육지원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한 총리는 또 "향후 장기적인 `외국인정책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교육지원 뿐만 아니라 취업 등 우리 주류사회의 일원으로 성장, 발전하도록 하는 단계까지 포괄하는 정책을 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6.<막내린 세계여성인권대회..'성과.과제' 남겨>

알찬 토론 '성공적' 평가..여성특위.재단 통한 실천 관건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경남 창원에서 열린 세계여성인권대회가 26일 오후 많은 성과와 함께 숱한 과제를 동시에 남긴 채 이틀간의 짧은 일정을 끝내고 폐막됐다.

경남도가 지난해 전국여성인권대회를 개최한 경험에다 국내에서 처음 국제환경회의인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자산을 무기로 다소 짧은 기간 준비를 했기때문에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대체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 성과와 남은 과제를 점검해본다.

◇ 대회 성과 =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해 30개국에서 당초 예상보다 1천명이나 많은 3천여명이 참석했고 토론시간이 다소 부족한 것을 제외하면 분과별 토론도 알차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 착취 의제를 비롯해 전쟁과 여성폭력, 여성의 경제활동, 이주여성, 장애 및 소수여성, 정책결정 동등 참여 등 주제를 놓고 치열한 토론이 진행됐고 각국의 다양한 사례도 발표됐다.

특히 자신의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의 직무태만과 성차별을 이유로 경찰을 고소해 승소한 최초의 사례를 만든 캐나다 여성과 매년 1만명 이상의 아동과 여성이 인신매매되는 네팔, 가정폭력으로 2000년 이후 2천명이상이 목숨을 잃은 과테말라 사례는 참석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2차대전이 끝난지 60여년이 되도록 공식 사죄조차 하지 않고 있는 일제의 군 위안부 범죄에 대한 폭로와 한국의 피해 할머니 증언도 있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여성차별철폐를 위한 유엔협약이 존재한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고 대형 행사를 준비하면서 분열됐던 여성단체가 힘을 모은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주최측은 자평했다.

준비위는 약 10개월간 세미나 등을 통해 여성인권 신장을 위한 150여 과제를 도출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가 여성특별위원회와 여성인권재단을 설치키로 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전문과 10가지 다짐으로 이뤄진 경남여성인권선언도 채택됐다.

이 같은 성과는 유엔여성차별철폐 위원들을 통해 유엔에도 공식 보고될 예정이다.

◇ 성과가 빛을 보려면 = 대회 집행위는 사전 세미나와 본 행사를 거쳐 국내(경남) 여성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개선사항이 200여가지나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두 법 또는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하고 예산을 지원해야할 사안들이다.

이 과제를 수행할 기구인 경남도 여성특별위원회와 재정적인 뒷받침을 할 여성인권재단 설치에 대해서는 김태호 지사가 개회식 때 명확히 밝혀 성사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여성특위의 위상이나 참여범위 등을 놓고 도의회에서 조례제정 단계부터 논란이 예상되고 자칫 세계대회 성과가 빛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벌써 나오기도 한다.

특위를 도지사 직속으로 두자는 게 여성단체들의 생각이지만 관철될지는 두고 봐야할 것으로 보이고 여성단체들은 일정을 서두르는데 비해 도는 충분한 시간을 갖자는 분위기다.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협력했던 여성단체들의 '결합'이 계속될 것인지도 과제다.

보수적인 정치권을 상대로 관련 법들을 제.개정하는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 남은 과제 = 대회 공동위원장이었던 신혜수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은 대회 총평을 통해 이번 대회 성공요인은 관과 민, 세계 여성과 한국 여성, 남성과 여성 등 3가지 상생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상생의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양성 평등을 이루기 위해 각계는 "이 길은 어렵고 험난한 길이지만 시대적 소명이라 여기고 경남에서 시작해 정책화.제도화에 나서겠다"고 한 김태호 지사의 말을 기억하고 도의 실천의지를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를 거치면서 '경남도가 부럽다', '다른 시.도로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줄을 이었고 과테말라 참가자는 2년 뒤 다시 한번 대회를 열어줄 것과 남미에서도 개최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제환경회의에 이어 여성인권대회를 유치하고 개최한 경남도에게는 '환경'이나 '인권'의 문제를 도전이나 실험으로 끝내지 않고 행정에 녹여 주민들의 삶과 구체적으로 연결해야할 책무를 확인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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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주여성 세계화 추세..국제인권법 보호 절실"

경남 세계여성인권대회 워크숍 참가자들 지적

(창원=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26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08 경남 세계여성인권대회의 '이주여성의 인권보장'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이주여성 수가 나라마다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등 세계화 추세를 보인 가운데 국제 인권법의 제정과 국가의 체계적인 제도 정비로 이들의 인권이 보호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샨띠 다리암(말레이시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은 이날 "이주 여성은 전적으로 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으며, 특히 이주 여성의 세계화 추세에 따라 국제 인권법을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리암 위원은 "각 국가는 이들 여성이 겪는 인권 침해의 실태와 현황을 파악, 법과 제도를 마련해 양성 평등의 측면에서 이들의 인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귀순 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대표는 "외국인 수는 지난해 말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주 여성은 사회.제도적 차별과 함께 언어 등 문화적 차이로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나라 사회도 이제 다민족.다인종 국가로서 이주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재순 이주여성을 위한 상담센터 임원은 독일에 거주하는 이주 여성의 사례를, 필리핀인 메르세데스 버지 이시하라 필리핀 이주센터 임원은 일본에 사는 필리핀 여성의 사례를 각각 발표했다.

이시하라씨는 "일본 국적의 자녀를 두고 있는 필리핀계 싱글맘으로서 생계가 어려운 여성이 5만명이나 된다"면서 "이들 여성의 상당수가 자신의 권리, 복지 등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새터민 여성에 대한 인권 문제도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최성일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월 현재 국내에 입국한 새터민의 규모가 1만2천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여성이 전체의 64%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여성 새터민의 85%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서 생계가 열악하며, 남녀간 지위와 역할 변화에 따른 갈등, 자녀교육, 직장생활, 직업훈련 등으로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부는 이들 여성의 인권문제를 해결하고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정서적인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취업 교육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숙 경남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상생하는 다문화사회의 구현을 위해 다문화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결혼이민자의 적응을 위해 지역사회내 역할을 제고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8.이주노동자방송 "지원금 끊겨 막막해요"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아무리 생각해봐도 방송제작 중단외 해결책이 없네요."
이주노동자들의 뉴스를 생생하고 진솔하게 전달, 인기를 끌어 온 이주노동자방송(MWTV) 직원들이 프로그램 송출을 맡아온 시민방송 RTV로부터 재정지원 중단 통보를 받은 뒤 일주일이 지나도록 속수무책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MWTV는 토크쇼 형식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이주노동자 세상'(월 1회 60분)과 10개국어 뉴스프로그램인 '다국어 이주노동자뉴스'(월 2회 80분)를 제작, 시민방송인 RTV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방영해왔다. 하지만, RTV측도 정부지원 중단 조치를 통보 받은 뒤 MWTV에 12월 3째주에 제작한 프로그램까지만 송출을 맡겠다고 통보해온 것이다.

국내 유일의 퍼블릭 액세스(시청자제작) 전문채널로 2002년 9월 개국한 RTV는 MWTV로부터 두 가지의 프로그램을 제공받고 제작 지원금 명목으로 매달 560만원씩 지불해왔다.

현재 MWTV의 '쌀독'에는 12월 방송 제작 지원금과 후원금 100여만원 등 600만원이 전부이어서 연말까지 버티기에도 턱없이 어려운 상황이다.

MWTV의 미누(네팔) 상임대표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갑작스레 지원 중단을 통보받은 후 4명의 직원들 모두 패닉 상황이다. 11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등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봤지만 감원이나 영상 프로그램 제작 포기 등만 검토하고 있을 뿐이다"고 전했다.

월급 대신 소액의 '수고비'만 받고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직원중에는 "자비로라도 일단 방송을 계속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돈줄'이 완전히 막힌 상태인 점을 감안해 제작비가 많이 드는 영상 제작을 인터넷 라디오 방송으로 전환하고 일부 직원을 내보내는 등 '감량경영'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미누 상임대표와 박수현 공동대표 등은 새로운 물주를 찾거나 서울의 다른 케이블방송이나 지역 케이블 방송 등을 찾아가 제작물의 송출 작업을 맡아주도록 설득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