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러시아에서 건설 노동에 종사해 온 타지키스탄 출신 이주 노동자 보룬(42)씨는 지난 11월 직장을 잃었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가을부터 급료를 주지 않던 사장이 밀린 월급을 정산하는 대신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인 건설 노동자 300여명을 해고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러시아는 이주 노동자의 천국이었다. 70-100만명에 이르는 타지키스탄 노동자들을 비롯,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에서 이주한 노동자들이 1천만명에 달할 정도였지만, 올가을로 접어들면서 유가가 급락한 데다 세계 금융위기가 심화되자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도처로 확산되면서, 일자리를 잃거나 급료를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급증해 이들이 본국에 송금하는 금액도 급감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5일 보도했다.
이주 노동자의 송금액 급감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는 바로 보룬 씨의 조국인 타지키스탄이다. 타지키스탄이 올 11월 '인력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늘어나는데 그쳐, 전년 동월 대비 90% 증가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나타냈던 올 초에 비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타지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 조사에서 해외 송금액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 나라다. 구소련 붕괴 후 외부 지원이 끊기면서 '인력 수출 정책'에 매달려온 타지키스탄은 현재 국민 경제의 54%를 해외 거주 노동자들이 본국에 송금한 돈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국민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타지키스탄만큼은 아니지만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들 역시 해외 노동자들의 송금액 급감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가 올해 벌어들인 '해외 송금액'은 지난해보다 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금융위기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내년의 경우 중동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들의 해외 송금액 규모가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 노동자의 실직 문제는 이들을 고용한 선진국에도 고민거리다.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가 고국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현지에 남아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는 형편이라, 이들이 신(新) 빈곤층으로 전락해 자칫 사회 안정에 불안 요소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rainmaker@yna.co.kr
2.부산에 폭력피해 이주여성 지원시설 마련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한국 남성과 결혼해 이주한 외국인 여성들이 가정내 폭력이나 성폭력 등의 피해를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국비지원 시설이 부산에 생겼다.
부산시는 사단법인 단미가 운영하는 `스위트 홈'이 여성부로부터 `이주여성 폭력피해 보호시설'로 지정돼 내년 1월부터 운영비 등 9천100여만원을 국비와 시비로 지원받는다고 25일 밝혔다.
105㎡ 크기의 `스위트 홈'에는 가정내 폭력이나 성폭력, 성매매 피해를 당한 이주여성 15명이 3개월까지 머물면서 상담을 통한 심리치료나 법률지원, 귀국지원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부산에는 6천여명의 이주여성이 거주하고 있는데 가정 내 폭력피해 등을 당할 경우 한국어가 서투른데다 친척 등 의지할 곳이 없어 전문적인 보호시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부산시는 또 이주여성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이주여성 긴급지원센터를 부산에 설치해 줄 것을 여성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여성부는 경상권, 전라권, 경기권, 충청권 등 전국을 4대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에 1곳씩 긴급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 초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긴급지원센터는 이주여성 3~4명이 상담원으로 근무하면서 해당 언어권의 여성들이 폭력피해 등 긴급한 상황에 대한 도움을 요청해 오면 전화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고 필요할 경우에는 긴급피난을 시킨 뒤 보호시설 등에 입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 등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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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NTV 올해 외국인이주민 10대뉴스 선정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 외국인이주민 전문의 인터넷방송인 MNTV(http://www.mntv.net)가 2008년 외국인이주민 10대 뉴스를 19일 선정했다.
1월 초에 발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가 첫 번째, 불법체류 외국인 강제단속이 두 번째 뉴스로 선정돼 올 한 해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슬프고 우울한 한 해였음을 실감케 했다.
영장 없는 단속을 명시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3위, 사업주의 편의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는 비전문외국인력정책 개선안이 4위에 올랐다.
정부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보호를 위해 9월부터 시행한 다문화가족지원법이 6위,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9위 뉴스로 선정돼 한국의 다문화가정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다.
이밖에 법무부가 결혼 이주여성에게 국적 취득을 용이하게 해 준다는 취지로 마련한 사회통합프로그램 이수제 논란이 5위, 안산시가 거주외국인의 범주에 미등록 체류자를 포함하고 이들에게도 동등한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거주외국인지원조례가 7위, 결혼중개업법 개정이 8위, 정부 각 부처가 벌인 이주민을 위한 다문화 축제 행사가 10위에 올랐다.
10대뉴스를 제작한 김현숙 PD는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단속으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 침해는 물론 이들을 고용하는 중소기업 사업주와 지역 주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비전문외국인력정책 개선안과 출입국 관리법 개정 등 외국인력정책의 근본을 뒤흔드는 정책을 정부가 잇따라 발표해 이주노동자를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kjw@yna.co.kr
4.법무부, 대통령 업무보고 뭘 담았나>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법무부가 2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해 주요 업무 계획은 법질서 확립과 경제살리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법질서 훼손 및 부정부패 등 불법행위는 엄하게 다스리면서도 서민 및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하고 외국인 정책도 투자 유치를 꾀하는 동시에 지문채취 등을 통해 불법체류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 법질서 확립은 `기본' = 국가정체성 확보를 위해 공안조직과 기구를 정비하고 인적ㆍ물적 자원을 보강하며 청소년 헌법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모든 분야에서 국민 인권 보호를 최대화하고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되 정당한 법집행을 인권탄압으로 왜곡하는 주장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초동단계부터 유관기관과 함께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끝까지 추적해 엄정 처리하는 한편 불법행위를 중단할 때까지 간접강제금을 부과하고 손해배상 등 실효성 있는 민사제재를 병행할 예정이다.
특히 사이버범죄 근절 차원에서 서울중앙지검 전산 전문직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고 '선플'달기 운동본부 및 주요 포털사와 건강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에 입각해 접근할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단체와 함께 풀뿌리 법질서 운동을 추진해 `우리 아이 지키기' 등에 나서고 방송사ㆍ인터넷 포털과 기초질서 지키기 온라인 홍보 및 기획 시리즈 제작ㆍ방영 등 신세대 친화형 캠페인도 전개하기로 했다.
◇ 민생안정 지원 = 불법 사금융 등 5대 민생침해 사범을 집중 단속하는 등 검찰권 행사의 초점을 서민을 돌보는데 맞추기로 했다.
소득수준에 맞는 벌금 부과로 실질적 형평을 꾀하기 위해 내년 1월1일부터 6개월간 서민생계형 범죄는 범행 배경과 피해액 등을 따져 벌금을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검사ㆍ변호사ㆍ공익법무관 등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9988 법률지원단'을 발족해 회사설립ㆍ채권 확보 등 종합ㆍ체계적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법률구조공단에 `개인회생ㆍ파산 종합지원센터'를 개설해 금융 소외자의 신용회복과 재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쇠고기 수입과 사료 값 폭등으로 한우농가가 어려움에 직면한 점을 고려해 축사 등기요건을 완화하는 특례법을 제정해 50두 이상 전업 축산농가 400가구의 1천500여 개방형 축사를 새로 등기 대상에 넣어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업인의 영주자격 요건을 국민 100명 이상 고용에서 20명 이상 고용으로 대폭 완화,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또 도산법ㆍ신탁법을 개정해 회생 가능 기업에 대해서는 운영자금을 대출하는 경우 우선변제권을 부여해 적극적 투자를 유도하고 흑자도산을 방지할 예정이다.
신탁자산으로부터 생길 장래수익을 미리 활용할 수 있게 증권화를 허용하는 등 1961년 제정 이후 손질하지 않은 신탁법을 47년 만에 전면 개정함으로써 기업이 자금조달을 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제위기 상황을 틈타 기업운영 관련 허위사실 유포로 기업의 신용을 훼손하는 신뢰저해 사범을 엄단하고 공적자금 비리를 중점 단속해 기업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할 예정이다.
◇ 부패 근절..범죄피해 지원 강화 = 국가 성장동력을 저해하는 금융.증권 범죄 등에 맞서 유관기관과 `합동수사 TF(태스크포스)'를 구성ㆍ운영하고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를 활용해 객관적 증거 확보에 주력하는 등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뇌물공여나 불법 로비를 근절하기 위해 부정부패의 근원이 되는 비자금 조성 행위를 엄단하고 현금 거래 등으로 입증이 어려워진 수사환경을 감안해 금품제공 사실을 자진해 진술하는 경우 이를 고려해 형사처벌을 감면해 주는 `면책조건부 진술제도', 즉 플리바게닝(형량협상)의 도입도 추진키로 했다.
불법수익을 철저하게 추적.환수함으로써 부정부패 유발 동기를 차단한다는 목표 아래 환수 대상 범죄의 범위를 형법상 배임수재죄, 환경범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됐다.
범죄피해자 구조금은 획기적으로 상향조정된다.
사망 1천만원, 중장해 600만원으로 18년간 동결돼 피해구제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구조금을 5년 내 최고 1억 원, 2009년에는 최고 3천만원까지 늘리고 지나치게 엄격한 지급 요건도 완화해 피해자 구조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국 56개 검찰청에 설치된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형사조정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하지 않고 실질적 피해회복이 가능하도록 형사조정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법무부는 공증사무소나 검찰청의 공증을 통해 형사조정에서 작성된 합의서에 대한 실효성도 확보키로 했다.
◇ 외국인 투자 활성화-불법체류 엄단 = 필요한 해외 우수 인재에 대해서는 개방을 확대하고 단순 노무인력은 일정기간 이상의 체류를 막으며 결혼이민자에 대해서는 효율적 사회통합을 지원하기로 했다.
엄격한 단일국적주의도 완화해 비자발적 이중국적자와 최우수 외국 인재는 제한된 범위에서 이중국적도 허용된다.
이를 위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외국출생ㆍ해외입양 등에 의한 비자발적 이중국적자와 과학ㆍ문화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유한 최우수 인재에 대해 이중국적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병역 등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법제화해 선천적 이중국적자에게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게 함으로써 이중국적 허용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해소키로 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불법체류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외국인 지문채취 제도를 부활시켜 불순세력 입국 방지와 신원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5.외국인 지문등록 의무화 추진
관광객 등 전체 대상..美ㆍ日 이어 세번째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공항에서 지문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우리나라 정부가 공항 입국심사장에서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전체의 생체정보 채취 의무화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법무부는 27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의 지문 채취를 의무화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1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에 외국인에 대한 지문정보 제출 의무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개정안을 내년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빠르면 2010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항에서 입국 외국인으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지문을 등록하게 하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2개국 뿐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까지 1년 이상 체류를 원하는 외국인이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지문을 등록하는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공항에서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전체의 생체정보 채취 의무화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인 2004년부터 국가안보 차원에서 외국인들이 지문과 얼굴사진 등 생체정보를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했으며 일본도 작년 11월부터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