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8년 7월 1일 오후 3시 반~5시 반
장소; 이주노조 사무실
참가; 조성진, 박석진, 이정원, 우청, 정영섭, 비제이, 월산
* 대화는 자연스럽게 흘렀지만 오고간 이야기를 모두 다 정리하지는 못했고, 박석진이 말한 것은 따로 정리하지 못함.
1. 이주민운동에서 인종주의의 문제의식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비제이 - 이주노동자들은 처음엔 돈 문제로 나오지만, 나중에는 차별을 많이 느끼게 된다.
이정원 - 이주민 문제의 핵심은 인종주의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정책과 제도가 인종 차별적인 기초에서 출발한다. 외국인의 국적에 따라 국경을 열고 닫는 게 다르다. 실제 당사자들이 이야기하는 핵심은 ‘차별’이다.(한국인과 외국인의 직업선택권의 차이 등) ‘노동’을 둘러싼 문제의 핵심도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 사이의 ‘차별’이다.
월산 - 미국에서는 이주민 문제는 모두 인종주의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인종주의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 인종주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
이정원 - 인종주의는 좀더 넓게 해석되어야 한다. 인종주의는 역사적으로도 개념이 바뀌어왔다. 현재는 ‘국적’으로 표현되는 ‘문화’의 문제가 크다. 경제적으로 한국의 지위가 높아지면서 ‘인종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이주민의 다양한 이주형태를 생각해볼 때 인종주의로 다가가는 이외에 포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비제이 -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 문제가 먼저 제기되는 맥락이 있었다. 노동문제로 먼저 접근해야 한다. 노동 문제가 풀리면 다른 문제도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영섭 - 운동 차원에서 인종주의는 이론적 접근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현실에서는 작업장에서의 차별 등으로 다르게 표현되어 왔다. 인종주의 문제를 건드리면 민감해질 것이다.
월산 - 활동가들이 인종주의 문제를 책임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이민자 2세 문제 등 한국에서도 프랑스 이민자 문제 같은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단계이므로 시작하기 좋은 때다. 중요한 기회라고 본다.
한국에서 인종주의(고정관념)는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본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다. 이러한 인종주의는 신종 카스트제도로서 벗어날 수 없다.
조성진 - 인종문제는 신자유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국제 질서 속에서 노동력을 더 손쉽게 쓰고자 하는 이데올로기 장치이다. ‘국민국가’에서의 소수자 배제/이주민 배제. 그래서 다양한 소수자들끼리 함께 해야 할 필요성도 더 느끼고 있다.
2. 이주공동행동 현황에 대해
이정원 - 12월에 있을 세계이주민의 날에 “모든 이주민에 대한 차별 반대”를 슬로건으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이주포럼도 고민하고 있으나 역량이 될지 모르겠다. 한국사회포럼에서 이주노동자 관련 발표를 할 계획이다.
또한 이주공동행동에는 이주민 당사자 단체들의 참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영섭 - 차별을 키워드로 한 운동이 일정한 효과는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감정은 ‘불쌍한 사람’과 ‘신기한 사람’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경쟁관계에 있게 되면서 적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차별’을 키워드로 한 접근만으로는 힘들다.
박석진 - ‘차별’담론은 여전히 한계적인 면이 있다. ‘차별의 피해자, 혹은 차별하지 말아야 할 존재’로만 접근하는 것은 한계적이다.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도덕적 담론뿐만 아니라 ‘무엇이 차별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사회구조를 바꾸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주민들은 단지 ‘차별하지 말아야 할 불쌍한 사람들’에 지나지 않게 된다. 현재의 반차별운동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고자 시도하고 있다고 본다.
비제이 - 여전히 이주민 문제는 노동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시민권 투쟁은 현재는 너무 이르다.
이정원 - 그렇게 보면, ‘노동비자 쟁취’ 투쟁도 과도하게 보일 수 있다. 투쟁을 단계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월산 - 이주민 당사자들이 운동 주체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인종주의 문제가 핵심이다. 사회적 특권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권리 주체로 나설 수 있을 것인가는 인종주의 문제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3. 한국 이주노동운동과 송출국 노동운동과의 연대
지난 네팔에서의 회의를 통해 방글라데시-네팔-한국의 단체를 잇는 연대체를 만듦. 각 나라에 모임을 구성. 각 나라에서 한국으로 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활동(‘한국의 산업연수생 제도와 노동 현실’ 유인물 배포) 각 나라에서 이주민 모임 연대 조직, 개별적으로 각 나라에서 활동. 한국에서 문제 발생 시 연락하라고 민주노총, 이주노조 연락처 배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