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버마에서 일어난 민중항쟁 - 소위 샤프란 혁명 - 1주년을 맞아 한국정부가 버마민주화운동에 준 선물은 민주화운동가들에 대한 난민인정거부였다.
지난 9월 4일 법무부는 버마행동 소속 회원 8인에 대해 '난민인정불허'를 결정했다. 첨부된 불허사유서에는 "주목할 만한 반정부 활동가로 적극적인 활동을 한 것이 아니다" "하위 수준 활동가 또는 단순 지원자"이며 따라서 "귀국 시 박해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즉, '난민협약의 적용을 받는 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버마행동은 지난2004년부터 NLD한국지부와 함께 버마대사관 앞 집회 등을 주도해온 단체이다. 그리고 이번에 난민인정이 불허된 8명은 이 단체의 핵심간부활동가들이다. 버마는 지난해 민중항쟁을 군부가 폭력으로 짓밟은 후 아직까지 가혹한 탄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항쟁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여사는 여전히 가택연금 중이고 단식까지 하였으나 군부는 미동도 않고 있다. 샤프란 혁명 1주년을 맞는 9월26일을 앞두고 버마 국내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버마행동 활동가들에 대한 난민인정을 거부한 것은 국제적인 지탄을 받아 마땅한 행위이다.
한국도 군부독재 하에서 신음하던 70~80년대에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반독재민주화운동을 벌여 조국의 민주화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당시 군부독재정부는 해외민주화운동인사들의 입국을 거부하거나 간첩혐의로 체포하는 등 많은 탄압을 가했다. 심지어 해외에 직접 공작원을 보내 교민사회를 감시하고 이간질하기도 하였다. 이런 경험을 겪었던 한국에서 버마 민주화 운동인사들의 난민인정을 거부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한국정부는 버마군부독재정부에게 무기 수출을 지원한 바 있고 대우인터내셔널 등을 통해 가스전개발에 참여해왔다. 버마행동 활동가들은 이러한 한국정부의 행태도 비판하며 버마군부독재를 지원하지 말 것을 촉구해왔는데 한국정부의 이번 결정이 이러한 이들의 활동에 부담을 느껴서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법무부는 곧바로 이의신청을 한 버마행동 활동가들에게 공정한 심사를 통해 난민자격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이번 심사과정에서의 절차나 조사의 객관성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 아울러 25일로 예정되어 있는 NLD한국지부회원들의 난민신청사건에 대한 대법원판결에서도 더 이상 부끄러운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이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은 버/마 행동 난민 신청자들의 정당한 난민 인정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다.

2008년 9월 23일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