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엄마는 이것도 모르느냐'고 무시할 때면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6일 오후 광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은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일본, 러시아, 베트남 등 각국에서 건너온 이주여성들은 교육과 취업 문제부터 결혼생활의 어려움까지 다양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한 목소리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필리핀 출신의 안젤리타 벨몬테 발데스씨는 "한국인 남편의 권위주의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무엇보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에게서 무시당할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며 눈물을 훔쳤다.
중국 출신의 가오슈메이(高秀梅)씨는 "학력이 높은 이주여성들에게도 취업 기회가 많지 않다"며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4천년 넘게 단일민족 국가였던 우리나라가 최근 급속히 다문화사회가 되고 있어 정부가 아직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다문화가족이 주류사회에 편입돼 잘 살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총리는 또 발데스씨가 지적한 언어 소통의 문제와 관련해 "알면서도 제대로 대답을 못 하는 게 얼마나 답답하겠나"라며 "남편들도 아내의 모국어를 배워야 한다. 오는 사람 못지않게 맞는 사람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박광태 광주시장 등은 국립 다문화패밀리센터의 광주 유치 등을 정부에 적극 건의했고, 보건복지가족부 담당자는 ▲ 다문화가족센터 건립 확대 ▲ 이중언어 교육 검토 ▲ 교내 `왕따'를 막기 위한 교과과정 개편 추진 등을 제시했다.
2.유엔인권판무관 "선진국 이주자규제 우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2일 "대다수 선진국들에서 이주와 관련해 더욱 규제적일 뿐만아니라 종종 처벌 위주의 접근을 하는 것을 우리는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레이 판무관은 이날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그 같이 말하고 "최근 도입한 유럽연합(EU)의 `불법 체류자 송환 규칙'(EU Return Directive)은 그와 같은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주자와 난민, 망명자의 대다수는 범죄자들이 아닌 만큼, 범죄자와 마찬가지로 구금센터들에 억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U의 `불법 체류자 송환 규칙'에 따르면, EU 역내에서 불법이민자를 적발하면 일단 자발적 귀국을 권고하되 출국을 거부하면 강제 추방토록 규정하고 있다. 강제 추방되면 향후 5년 동안 EU 입국이 금지된다.
강제 추방에 앞서 회원국 정부는 6개월까지 불법 이민자를 구금할 수 있으나 도주의 위험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최장 18개월까지 구금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불법 이민자의 본국 정부가 개인정보와 신상명세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에도 18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필레이 판무관은 또한 역내 불법 체류자를 추방에 앞서 최고 18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면서 "EU 회원국들이 구금을 예외적으로 하지 않고, 과도하게 구금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EU 역내의 불법 이민자 수는 1천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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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외국인 범죄 급증세…작년 2만3천명
중국인 최다..미국, 몽골, 베트남인 순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수가 올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이 저지른 범죄 또한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법무부가 민주당 유선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은 모두 9만6천366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9천338건에 그치던 외국인 범죄 건수는 2004년 1만2천821건, 2005년 1만3천584건, 2006년 1만7천379건, 2007년 2만3천351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까지 1만9천893건의 외국인 범죄가 발생해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3만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이후 외국인 범죄자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이 5만2천45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인(7천899명), 몽골인(5천452명), 베트남인(3천307명), 일본인(2천153명)이 뒤를 이었다.
죄목별로는 살인, 강도 등을 저지른 강력사범이 1만9천478명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범(1만8천478명), 사기범(7천324명), 외환사범(3천374명), 절도범(2천901명)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사기범은 2006년까지 848명에 머무르다 2007년 2천622명으로 급증한 이후 올해도 8월까지 2천156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몇년간 중국, 대만인들이 많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대거 붙잡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지난 8월 단기, 장기, 불법 등을 막론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4천913만명의 2%인 100만254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