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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인권’을 벗어던지는 경제계와 정부를 규탄한다
경제 5단체 ‘경제규제 개혁과제’ 건의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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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는 이 나라의 경제계를 대표한다. 이 경제단체들이 급기야는 자신들이 인권가해자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나섰다.
지난 4월 4일, 경제 5단체가 정부에 ‘경제규제 개혁과제’를 건의하면서 내 놓은 △해고제한 완화 △장애인 의무고용 관련 완화 △비정규직 활용범위 확대 및 사용기간 연장 △산업안전 관련 각종 기준 완화 △직장보육시설설치의무 완화 △직장 내 성희롱 벌칙 완화 등은 경제계가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 인권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라는 천박한 인식을 드러냈다.

지금껏 노동현장은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경제계는 엄살을 떨고 있지만, 산업현장에서 기업들은 법과 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시장권력을 맘껏 휘둘러 왔다. 세계에서 가장 유연한 노동시장을 갖고 있어서 언제고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었고, 비정규직을 확대해왔으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설비에 투자를 게을리 했다. 장애인의무고용을 지키지 않았으며, 직장 내에서 성희롱도 다반사로 이루어져왔고, 직장보육시설의 설치도 미루어만 왔다. 처벌규정이 있어도 경제인들에게는 너무도 관대한 국가권력의 특혜를 받아왔다. 지금까지 어떤 정부가 친기업적인 정책을 펴지 않았는가.

이제는 형식적인 법규마저도 거추장스러우니 치워달라고 보채고 있다. 경제계는 노동자들을 인간이 아닌 무한대의 착취가 가능한, 필요할 때는 맘대로 쓰고 필요 없어지면 폐기할 수 있는 대상으로 삼고 싶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인간의 권리와 노동자의 권리를 모두 빼앗아 무권리 상태로 만들고 고분고분 복종하는 노동자들을 만들고 싶어 하는 자본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선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솔직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그들의 뻔뻔한 용기가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이전의 정권 때까지는 눈치를 보던 경제계가 왜 현 시점에서 이런 건의를 내게 되었을까? 거기에는 대기업 중심의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며 잘 나가는 사장님들을 특권층으로 대우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에 이런 건의까지 내도록 부추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기업이 이윤만 낸다면 무슨 짓을 하든 법적인 처벌도 세무조사도 면제해주겠고, 출자총액제한제도도 폐지하고, 금산분리 정책도 완화하겠다고 부추겨왔다. 기업이 잘 되어 봤자 소수의 경제인들만 더욱 부자가 되는 신자유주의 경제구조 속에서 마치 기업이 이윤을 잘 내면 국민 모두가 잘 살 것이라는 환상과 거짓말을 이전의 정부보다 보다 적극적으로 유포하여왔기 때문에, 이참에 용기를 얻은 경제계가 귀찮고 성가신 것들은 치워달라고 주문하기에 이른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경제계가 이와 같은 반인권 정책 건의를 스스로 거두라고 요구한다. 정부는 이런 경제계의 건의를 묵살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또한 이와 같은 요구가 국가권력과 시장권력을 장악한 두 세력에게 거절당할 것임도 안다. 그러기에 인권을 지키기 위한 비상한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인권은 이명박 정권과 경제계에게 거추장스러운 규제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생명과 존엄함을 지키기 위한 절대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인권을 내팽개치고 싶어 안달이 난 국가권력과 시장권력을 마주하고 있다.

2008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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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04월10일 14:2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