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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제 4호
인권영화제 장소가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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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7일
제12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제 4 호

(전체 67호)






영화제 공지



그들만의 심의를 심의한다.


인권영화제 장소가 확정되었습니다.



또 다른 이름의 검열인 심의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제 12회 인권영화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스크린을 밝힙니다. ‘그들만의 심의를 심의한다’라는 카피로 5월 30일(금)부터 6월 5일(목)까지 저녁 7시부터 영화를 상영합니다. 지난 13년간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싸웠던 인권영화제는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허용하는 작은 틈새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한 ‘거리의 소통 공간’으로 다시 나섭니다. 이로써 국가가 단지 침해하지 않음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시대를 넘어, 모든 창작자와 수용자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공재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Favela Rising - 아프로레게와 함께 울려 퍼지는 비폭력문화운동


Jeff Zimballst & Mett Mochary/ 브라질, 미국/ 80' / 2006 / 다큐



12회 인권영화제의 개막작은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의 대표적인 슬럼가인 파벨라(Favella)에서의 풀뿌리문화운동을 다룬 파벨라 라이징(Favela Rising)입니다.

파벨라(Favela) 지역의 안델슨 사(Anderson Sa)는 과거 마약운반책을 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아프로-브라질 힙합과 카포에라 드럼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을 폭력과 마약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풀뿌리문화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강렬한 영상과 함께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파벨라(Favela) 빈민 지역의 문제점들과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음악으로 현실을 바꾸는 파벨라 민중들의 외침과 몸짓을, 인권영화제 거리상영의 첫 막을 올리는 그 자 리에서 함께하지 않으시겠어요?








기획



감독을 만나다①『거리에서』의 박종필 감독


"희망 없음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98년, 박종필 감독은 노숙인의 영상을 담기 위해 노숙생활을 시작했다. 영화 '거리에서'를 보며, 우리는 그 생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반년동안의 노숙생활 동안 박종필 감독이 녹화한 테잎은 서른 개가 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선뜻 카메라를 꺼내드는 것이 어려웠던 감독의 고민이 엿보인다. 울림이 영상에 담지 못했던 얘기들을 들어보았다.

노숙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을 때, 선뜻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다가가셨나요?

참여연대에서 노숙인 문제에 대해 교육을 받았어요. 저녁에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자원활동도 같이 했는데, 거기서 3,4개월 정도 일하면서 형들과 안면을 텄어요. 본격적으로 영상작업을 하려고 몇몇 형들을 섭외했는데 한 형이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노숙인을 찍는데 노숙을 안하고 어떻게 제대로 찍을 수 있겠냐." 그래서 서소문공원에서 노숙을 시작했죠.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노숙이었어요. 몸에 힘이 없어요. 제대로 못 씻고 제대로 못 먹으니까. 힘들어서 작업을 접으려고도 했었죠. 새벽에 찬 공기가 밑에서 쭉 올라오면서 몸이 맛이 가는 거 같아요. 그런 얘기 많이 하거든요. 노숙인을 노숙에서 벗어나게 하는 비용보다, 노숙까지 가지 않게 막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고. 그런데 지금 그렇게 안하고 있는 거죠. 정부에서.

노숙을 하기 전에 막는다는 건,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건가요?

'절망의 빈곤'이라고 하잖아요. 일해도 가난할 수밖에 없는 현실. 예전에는 일을 해서 삶의 조건들을 개선해나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일을 해도 가난해지는 상황인거죠. 노동환경전체가 바뀌어야하고, 주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라는 인식으로.



가까이에서 지켜 본 노숙인 들의 모습은 어땠나요?

밖에서 보는 것하고 많이 달라요. 사실 마음이 선하니까 노숙을 하는 거죠. 언론에서 노숙인들을 범죄 집단 취급하는데, 형들도 불만이 많아요. 단지 술을 먹고 옷이 지저분하다는 것 때문에 문제 있는 사람들로 보잖아요. 숭례문 화재 때도 그랬고. 그런데, 아주 가까이 들어가서 형들하고 얘기를 해보면, 정말 착해요. 정말. 짜증이 나도록.

'내일부터는 ○○○해야지'하고 생각하는 노숙인의 모습이 의욕이 없을 뿐, 저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요. 노숙인의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가장 먼저일까요?

우선 '희망 없음'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나름의 희망을 가지고 노동을 하잖아요. 근데, 형들은 실패를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자신의 노동으로 이 사회에서 이루어 낼 수 있는 게 얼만큼인지 알아버린 것 같아요. 그 의지가 어떤 의지인가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성공에 대한 희망'이 아니라 자신을 이렇게 노숙으로 몰아가는 사회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것을 표출하려는 의지라고 생각해요

영화에 술 마시는 모습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감독님도 술을 드시면서 촬영을 한건가요?

예, 취중촬영도 많이 했습니다. 언젠가 '오늘은 어느 형을 인터뷰 해야겠다' 생각하고 사무실을 나섰는데, 다른 형들 만나서 술 마시다가 제일 마지막에 이 형을 만났어요. 근데 다음날 촬영을 했는지 안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거예요… 테잎을 보니까, 촬영을 아주 잘 했더라구요. (좌중 웃음) 두수형이 지하보도 계단에 앉아서 얘기하는 장면 있죠. 그 장면이예요.





인터뷰를 마치고, 박종필 감독은 자전거를 타고 사랑방을 나섰다. ‘거리에서’로, 인권영화제는 그와 벌써 다섯 번째 인연을 맺게 된다. ‘거리에서’를 거리에서 상영한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제는 더욱 각별하다. 그 거리가, 박종필 감독과 인권영화제, 그리고 관객이 만나는 지점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감독을 배웅하였다



주희




이웃영화제 스케치④ 전주국제영화제(2008.5.1.~5.9.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시야를 가득 메운 야트막한 녹음은 반갑기 그지없다. 전주로 향하는 버스 안, 살짝 들떴다. 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한껏 다채로운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과 아울러, 낯선 곳에서 모처럼 신선한 향취를 만끽할 수 있다는 매력이 크다. 지난 1일 개막한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관 주변은 연휴 기간에 열리는 덕분인지 유달리 활기가 감돌았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블록버스터가 잠식한 멀티플렉스에서 도통 만날 수 없는 영화들이 상영된다. 영화제 초기부터 대안적 영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피력했던 발자취가 여전하여, 올해에도 역시 각국의 저예산 독립 영화들을 만날 수 있었다.



프레임과 시간을 조율하며 긴장감을 생성시키는 실험영화들과 다큐멘터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불식시킬만한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생소한 고전들과 영화 언어에 대한 진중한 탐색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작품들은 내러티브 중심의 극영화가 쌓아올린 견고한 질서를 재편할 수 있도록 공기를 불어넣는다.

무엇보다도 치열하게 현실과 조우하며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가는 감독들의 작품들은 풍요로운 자극이다. 올해에는 "지극히 지적이고 분석적인 영화형식과 스타일을 개척한 혁신적 시네아스트이자 독일정부의 영화정책은 물론 영화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행동적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알렉산터 클루게 감독의 특별전이 마련되었다.

알렉산더 클루게를 포함 당대 독일의 저명한 감독들이 집단으로 창작한 <독일의 가을>은 그 존재만으로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1977년 독일 사회에서 독일 적군파(RAF)가 독일경영자협회장을 납치 살해한 사건이 발단이 되어 이른바 '테러리스트'에 대한 공격적이고 폭력적 비판이 당연한 인식처럼 확산되었다. 지극히 우경화된 여론이 형성되자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11명의 감독들은 재빨리 연대하여, '테러리스트'로 치부된 적군파 구성원들의 죽음을 인과응보로 여겼던 사회적 분위기를 쇄신시키고자, '테러'의 빌미를 제공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시의적절하게 제기하며, 용감한 영화를 만들었다.



아울러 일본 독립영화계의 정신적 지주이자 반골로 인정받는 와카마츠 코지 감독의 <실록 연합적군>도 이목을 끌었다. 한때 전설적으로 만개했지만, 어느 순간 궤멸되어 이제 자취조차 사라져버렸다는 일본의 학생 운동. 영화는 일본 학생운동의 종지부를 찍은 사건으로 기록된, 연합적군파의 '아사마 산장 사건' 전후에 초점을 맞춘다. 1960년대, 미일상호방위조약 개정 반대를 계기로 촉발된 안보투쟁, 주민들의 생존권을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 전역을 강타한 개발의 역풍은 민심의 이반을 야기했다. <실록 연합 적군>의 초반부는 1960년대 일본 사회를 풍미했던 시민, 학생운동의 역동적인 면모를 자료화면과 내레이션을 활용하여 보여주면서 매캐한 거리의 한복판으로 안내한다. 동시에 당시 일본



학생운동의 갖가지 흐름을 재연에 가까운 픽션으로 엮으며 연합적군파 형성의 배경을 가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산장의 관리인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며 수일을 보낸 ‘아사마 산장’사건으로 연합 적군의 대다수는 검거된다. 하지만 경찰의 검거 이전, 연합 적군 소속 학생 14명은 이미 죽었다. 연합 적군 지도부의 강압과 이에 동조한 학생들은 활동가 개개인의 공산주의화에 게을렀다고 지목된 학생들을 온갖 폭력을 동원하여 차례로 살해한다. 불과 서른이 되지 못한 20대 초반의 대다수 학생들은, 사회 변혁에 대한 열망을 올곧게 뿜어내기도 이전에, 체득하지 못한 문구를 읊어대는 동료들의 묵인 아래 무참히 죽어갔다.

극장의 옆자리에 앉은 백인 남성 관객 2명은 서로 죽고 죽이는 연합 적군파의 행태가 등장할 때마다 키득키득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반공영화라고 칭했다. 약 80%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이 영화는, 왜 일본의 학생운동이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성찰적으로 유도하며, 변한 것 없는 세상에서 더할 수 없는 씁쓸함을 남긴다. 실록이란 어두에 걸맞게 연합 적군의 활동을 다각도에서 분석하면서 총체적인 시선을 견지할 수 있는 여지를 두지 못한 점은 결정적으로 아쉽지만, 뚜렷하면서도 혼미한 지금 이곳에서 유효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문화부 장관을 비롯하여 지역자치단체 수장들이 참석하여 달갑지 않은 입을 놀린다. 맛깔스러운 성찬이 한 상 가득하지만, 못내 마음껏 편치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크린을 달구었던 영화와 현실에 대한 충만한 열기는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햇빛에 휘발되기 십상이다. 어둑한 극장 안에서 생성된 무궁무진한 고민들이 에너지로 고여 충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시와





울림을 만드는 사람들 : 지원, 아람, 주희, 달빛, 마토, 시와




2008년05월13일 21: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