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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우동민 활동가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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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우동민 활동가를 보내며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복에 겨운 것인지, 우리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과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살아간다. 투쟁 또한 마찬가지였다. 많은 동지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복에 겨운 것인지 소중한 동지들의 얼굴과 이름을 제대로 기억해두지 못하고 있다. '새해 복'을 많이 받으라는 인사와 덕담이 오고가는 새해가 된지 이틀 째 되는 날, 우리는 소중한 동지를 떠나보냈다. 우동민, 그는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이고 중증장애인이다. 언어장애가 심해 말이 별로 없었던 그는 입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말을 하였다. 장애인생활시설 비리재단의 해체를 요구하는 싸움에,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해, 활동보조인 제도화를 위한 농성에, 장애인 수용시설 확충 반대를 위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장애인 콜택시 노동자의 부당해고에 규탄을 위해,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해 삭발은 물론이고 전동휠체어에서 내려와 한강 다리 위를 기어 건너고, 1인 시위를 하고, 농성에 함께하는 등 이 땅의 차별에 대하여 온몸으로 저항하였다.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장애인의 삶을 동정하고 입으로만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떠들어대는 위정자와 위선자들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이었다.


그렇게 우동민 활동가는 2010년 12월,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진행한 농성에 함께하였다. 얇은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찬 공기는 그의 폐를 공격했다. 인권위 농성장에서 응급실로 이송되어 잠시 호전되었던 그는 다시 차가운 길거리로 나왔다. 국회에서 장애인활동지원법 날치기 통과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복지의 확충'을 외치는 이 정권은 '날치기 통과'를 하였고, 우동민 활동가의 병세가 악화되었다. 결국 그는 지난 연말 중환자실에서 투병하다가 지난 2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을 만나면 반말부터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람들아, 반말하지 말라." 인간다운 존중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그는 "세상아, 나에게 반말하지 말라!"라고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농성장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고, 휠체어 장애인들에게 발이나 다름없는 엘리베이터의 운행을 중지 시키는 국가인권위를 향해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우동민 활동가가 말하고 싶었던 그 무엇을 지금 여기 우리 곁에서 말해줄 수는 없지만, 그가 살아온 삶이 그에 대한 답을 해준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고 싶어, 장애를 핑계로 집안에만 있는 것이 싫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출근했다는 우동민 활동가… 부디 다음 생애에는 차별 없는 세상에서, 생전 그가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처럼 마음 속 감옥에서 나가 혼자 힘으로 해외에 나가보고 싶은 꿈 꼭 이루길 바란다. 그 누구도 그에게 반말을 내뱉지 않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그 세상 속에서 우리 다시 만나길 바란다. 당신이 이루고자 했던 세상, 우리 남아있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겠다고 마지막 가는 그 길 앞에 약속한다.


백창우의 시 "별이 되어 떠난 벗을 그리며"를 그의 영전에 바친다.


별이 되어 떠난 벗을 그리며
- 백창우


네가 떠나던 날, 내 가슴엔
소나기 억수로 퍼붓고
비틀비틀 돌아오던 골목엔
부서져 밝히던 불빛들


맑은 웃음 하나 남기고
너는 별이 됐구나
척박한 이 세상 어느 들녘에
빛 고운 별이 됐구나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떤 노래를 부를까
힘없이 스러지는 향불이
우리들의 모습 같구나


네가 살았던 자리를
그 누가 채워줄까
지금도 저 문을 열고서
너는 올 것만 같은데


무서운 그림 같은 붉은 달이
떨어질 듯 무겁게 떠 있는 밤
네가 터벅터벅 걸어가던 그 길 위로
바람이 세차게 달려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0년 1월 4일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인권시민단체 대책회의
2011년01월04일 22:3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