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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무지개* 버스 함께 타요!
7월 9일(토) 전국 각지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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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로 한껏 기세를 올리던 더위는 주춤해서 좋은데 주방에 있는 커피는 습기를 먹어서 굳어버렸네요. 이런 날 크레인에 올라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자유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는 하루입니다. 희망의 버스를 다녀온 덕분이겠지요.  

지난 6월 김진숙 님을 만나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러 희망의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사람을 거리낌없이 해고하는 세상, 용역깡패들이 공장이고 개발지역이고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세상, 강의 목숨이 사그라드는 것이 발전이라는 세상, 대학생들이 등록금이 비싸다고 외치다가 잡혀가는 세상, 이런 세상을 살아가며 희망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고, 하나로 여럿으로 모였다 흩어지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신기하게도 뭔가 환하게 꿈틀거리는 기운이 어느새 우리 안에 들어와 있더라고요. 밤을 새운 그 하루 동안 어쩌면 우리들 각자에게 있던 희망의 빛이 스며나온 것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희망에 부풀어 설레는 마음만 남긴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 들었던 한 늙은 노동자의 절규가 잊히지 않습니다. 나아안 짜알리며언 안 된 단 말이다아아…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이가 아빠에게 치료비 있냐고 물었다며 울었습니다. 정리해고의 현실은 이렇게 여전합니다. 그런데 잘린다는 거, 그건 정리해고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이주노동자들이 기본적 권리로부터 배제되고, 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부터 숨겨지고, 성소수자들이 편견과 차별 속에 갇히고, 철거민들은 오래 살아온 집과 동네로부터 잘려나가고, 강의 허리가 잘리고, 그렇게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만나지 못하도록 누군가를 툭 툭 잘라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의 버스는 멈출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도 잘려서는 안되고, 그건 무슨무슨 권리 이전에 우리 모두 사람이니까, 사람이니까 안되는 거죠. 그렇게 잘라내는 세상을 바꾸는 것도 결국, 우리가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데서 시작될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2차 희망의 버스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희망의 버스는 우리 모두의 연대의 버스, 저항의 버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인권단체들은 희망의 *무지개* 버스를 함께 띄우기로 했습니다. 희망의 버스에 함께 타고 싶은 분들은 아래 안내를 참고하셔서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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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희망의 *무지개* 버스 탑승 안내]

 

◎ 출발 : 2011년 7월 9일 전국 40여개 지역에서 (부산에 6시 30분 도착하는 기준으로)

▷ 서울은 시청광장 앞 재능교육비정규직 농성장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합니다.

▷ 지역에서 출발하거나 부산에 사는 분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카페(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를 참고하시거나 인권운동사랑방(02-365-5363)으로 문의하세요.

 

◎ 참가비 : 30,000원

▷ humanrights@sarangbang.or.kr로 6월 28일까지 신청 메일-이름, 인원, 연락처 등-을 보내주세요!

▷ 지역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실 분들은, 국민은행 031601-04-114667 (예금주: 인권운동사랑방)으로 입금해주세요. (희망의 버스 전체 입금계좌로 바로 넣으셔도 됩니다. 실무 분담을 위해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따로 받는 것이니 이미 입금하신 분은 다시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 학생, 어린이는 ‘반값’ 참가비로 탑승할 수 있습니다.

▷ 버스에 탑승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을 함께 태워보내고 싶은 분들게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 대략의 일정

▷ 부산에서 7월 9일 저녁 7시부터 나눔 콘서트를 엽니다. 이후 한진중공업으로 행진을 합니다. 도착 후 연대의 마당과 연대의 문화난장이 이어집니다.

▷ 1박2일의 일정이지만 숙소를 마련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노숙을 기본으로 합니다. 텐트나 침낭, 깔개 등을 준비해오면 좋습니다.

▷ 오전에 아침 겸 점심 1식이 제공됩니다. 개인 수저, 컵 등을 챙겨오시면 좋습니다. 그 외 먹거리들은 준비해오시면 좋습니다.

▷ 식사를 마친 후 약속의 마당이 있습니다. 만 하루의 일정을 함께 한 소감들을 나누고 다시 각자의 지역으로 갑니다.

 

◎ 나눔과 연대

▷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이야기가 있다면 제안해주세요.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 가족들과 나누고 싶은 물품이 있다면 가져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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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 후원인 한 분이 희망의 버스에 함께 타자며 글을 보내주셔서 나눕니다.)


자원 활동의 용기를 내어 보는 희망의 버스 1차 탑승객입니다

 

손선생

 

학원 강사로 밥벌이를 하느라 평일 저녁에 있는 여러 강연이나 집회에 참여가 어려운 처지이다 보니 주말을 이용해서 농성하는 곳에 지지방문을 간다는 소식이 반가웠습니다.

 

사실 저는 이전에 재능 해고자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알지 못했어요. 모이는 장소이다 보니 해고자 분들을 보게 되고 알게 된 것이죠. 한진에만 해고 노동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저기 참으로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참 무심하게 살아 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호차에 탑승해서 자기소개를 하는데 소속이 없는 개인 참가자가 많았어요. 주로 트위터를 통해, 인터넷 기고 글을 접하고서 마음이 불편하고 부끄러워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다는 참여 계기가 대부분이었구요. 저 또한 마찬가지의 느낌이었지요.

 

도착해서는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며 정문으로 갔는데 용역과 경찰에 막혀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벽으로 사다리가 내려오는 게 아니겠어요! 안에 있던 아저씨들이 환한 얼굴로 올라오라고 해서 얼떨결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반갑게 맞아 주는 아저씨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유롭게 앉아서 희망 버스에 참여한 지역 대표들의 이야기도 듣고 참가자들이 싸온 음식도 나눠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어요.

 

160일이 넘게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환영 인사도 들었는데 자기를 보기 위해 희망의 버스를 탔다면 이제 한진 조합원을 봐 달라는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잘 먹고, 잘 놀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조합원과 가족들이 손글씨로 쓴 편지가 들어 있는 양말을 쥐어 주며 와 줘서 고맙다고, 많은 힘을 얻었다고, 희망의 버스를 통해 정말 희망을 보았다고 말씀하시며 눈시울을 적시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아 꼭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한진 재벌보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지만 희망의 버스를 통해 사람을 만났고 많은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모인 것을 보고 서울에 가서도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나도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박 2일 일정동안에 희망의 버스 기획단 <깔깔깔>로 진행을 맡아 수고한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의 실천의 삶과 헌신적인 모습에 반해 사랑방 자원 활동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용기를 내어 보았어요. 갖고 있는 자원도 별로 없고 뛰어난 재주도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방에서 희망의 버스 2차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제가 1차 때 받은 용기와 목격한 희망의 장면들을 나눌 수 있도록 알리는 일을 도울까 해요. 희망의 버스에 함께 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카페나 트위터릁 통해 알리기도 하고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도록 기도도 하고 가능하다면 가진 것이 별로 없어 내어 놓기 망설여지고 부끄러운 우리지만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길 떠나는 이들에게 전해 주어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우리는 단순히 돈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가는 희망을, 그래서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각자의 방법으로 희망의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의 버스를 계기로 내어 본 용기를 갖고 앞으로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마음을 다 해서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참여해 볼 작정입니다. 이런 저런 자리에서 자주 만나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날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우리 함께 해요.

 
2011년06월25일 22: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