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미국·일본 등이 주도한 북한 인권결의안에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지난달 30일 결의안을 유엔 사무국에 제출했다고 외교통상부가 4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로 다른 사안과 분리해 북한 인권은 인권 문제 그 자체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EU 등이 주도한 결의안에 우리 정부도 뜻을 같이 한다는 차원에서 공동제안국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버마 등을 대상으로 한 인권결의안 제안에는 적극 참여했지만 대북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권결의안에는 EU 등 50개국 이상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으며 이르면 5일 유엔 공식문서로 회람될 예정이다. 결의안은 이달 중순쯤 표결 처리된 뒤 총회에 넘겨진다.
그동안 정부는 거의 매년 유엔 총회에 상정돼온 대북 인권결의안에 대해 기권하거나 찬성하는 등 입장이 오락가락했다.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 표결에는 불참했으며 2004년과 2005년에는 기권했다. 북한이 핵 실험을 실시한 2006년에는 찬성표를 던졌으나 지난해에는 북핵 협상 진전 등의 여건을 감안해 기권으로 돌아서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올해 인권결의안에 찬성할 것임을 이미 수차례 밝혀왔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엔에서 상정될 대북 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할 것이냐’는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의 질의에 “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찬반 입장 표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한 것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을 엄격히 지키겠다는 정부의 최근 대북정책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대북 인권결의안의 유엔총회 제출에 대해 “자주적인 주권국가에 대한 용납못할 침해 행위”라고 비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한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