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앞세운 남북관계 파탄법 제정을 저지하자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남북관계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을 일대 사건을 준비 중에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에 ‘북한인권법’, ‘북한인권증진법’, ‘북한인권재단 설립운영에 관한법’안을 제출하고, 이중 ‘북한인권법’과 ‘북한인권증진법’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핵심법안 131개 중 하나로 상정하고 있다. 이 법안들은 북측 체제붕괴를 전면에 내걸고 이를 위한 각종 반북단체들의 활동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종합폭탄꾸러미라 할만하다.


1. 인권을 앞세운 남북관계 파탄법의 전모

한나라당이 제출한 북 관련 법안들은 체제전복의 의지를 뚜렷이 밝히고 있다.

우선 북 주민을 “대한민국국민”으로서(‘북한인권법’ 3조 1항) 보호받을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북측의 정부, 체제 등을 사실상 부정하고 있다. 상호 ‘존중’까지는 말할 것도 없고, 현존하는 정부와 체제의 실체 자체를 아예 부정함으로써 ‘대화’와 ‘협상’, ‘협력’의 기초는 완전히 없애 버렸다.


현존하는 실체를 부정하는 것은 ‘정권붕괴정책’으로 이어진다. 대화를 거부하고 외면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권, 그 체제에 ‘개입’하여 ‘변화’시키겠다는 것, 즉 ‘내정간섭’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법안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 법안들은 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해 “북 주민에게 정보가 자유롭게 전달․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북한인권법’ 13조)”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자유의 풍선날리기”, 즉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북비방전단 살포’를 공식화화여 여기에 3억을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최근 대북비방전단 살포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킨다며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법으로 지원하고 국민 혈세로 이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단체가 하는 것도 지금 문제가 되는 판국에 국가가 법적으로 이를 보장하고, 국민 혈세로 지원한다면 그 후과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북인권 개선을 위한 사업과 인도적 지원을 연계(‘북한인권법’ 12조 2항)”하겠다고 하면서, 인도적 지원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도기준”에 따라 전달․분배․감시되고, “정치적․군사적 용도 등 다른 용도로 이용되지 않는 등을 조건”으로 지원(‘북한인권증진법’ 9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인도적 지원은 아무런 정치적 조건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최소한의 국제적 합의마저 저버린 채, 이를 정치적 개입과 간섭, 통제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 뿐인가. 북이탈주민의 보호와 국내입국을 위하여 노력하고, 이를 위한 민간 활동을 지원(‘북한인권법’ 제3조 제3항), 북이탈주민의 난민 지위 인정, 등을 위한 외교적 노력(‘북한인권증진법’ 11조) 및 관련활동 지원(‘북한인권증진법’ 17조)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각종 법안을 통틀어 약 300억 이상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국경 일대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한 북측 주민을 실질적으로 돕겠다는 것이 아니라, ‘북이탈주민’을 ‘북 지역을 벗어난 후 외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자’라고 대단히 포괄적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을 모두 ‘난민’으로 치부, 심지어 ‘구출’ 하겠다고 공언하는 데 있다.

국제법상 ‘난민’은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인데, 북을 떠난 사람들 중 대부분이 경제적 이유를 꼽고 있음을 상기해 본다면, 이들은 일반적인 ‘이주민’으로, 해당국가의 이주 관련 법이 정한대로 하면 되는 경우이지, ‘난민’이라는 정치적 규정을 들이밀어 간섭하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반도 당사자로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난민’이라는 의도적 접근법을 택한 것도 문제이지만, 그 포괄범위를 현재 유엔인권위 등에서 언급하고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 “북측 지역을 벗어난 사람들”이라고 확대 규정하는 것 또한 문제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북측 지역을 벗어난 모든 사람은 정치적, 사상적 박해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그 숫자를 부풀릴 수 있게 되며, 이를 근거로 국제적 개입, 내정간섭을 정당화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을 심지어 ‘구출’ 시킨다는 명목아래 ‘기획입국’을 추진한다면, 냉정하게 말해 이는 해당국가의 주권을 무시한 ‘납치’행위에 다름아니다. 더구나 이 활동을 위해 300억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은 결국 반북단체들의 실적쌓기용 경쟁을 부추겨서 보다 자극적인 ‘작품’들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남북관계를 파탄내고야 말겠다는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의 집념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대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외에도 이 법안들에서는 미국, 일본의 관련법과 유사한 ‘인권대사’임명, ‘인권기록소’ 설치, ‘보고서 제출’(‘북한인권법’ 9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인권위 등에서 발간하고 있는 보고서나 인권대사의 활동과 관련하여, 이들이 애초에 편파적 정치적 의도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 실질적으로 북측과 대화하거나 현지 조사를 하지 못한 채 일부 탈북자들의 주장에 의존한다는 점 때문에 그 정치적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남측 정부의 경우, 체제전복을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조사나 자료에서 어떤 신뢰성, 객관성을 확인할 수 있겠는가.


2. ‘인권’을 더럽히는 반인권법 제정 시도

인권을 정치적 공격의 무기로 삼는 경우 치고, 그 같은 제기가 공정성을 갖고 있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미국 부시행정부는 2003년 ‘자유, 민주주의’를 앞세워 국제법도 무시한 채 이라크를 침공하였다. 당시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조작하여 전쟁의 명분을 삼고자 하였다. 저들의 ‘자유, 민주주의’란 그저 전쟁을 위한 포장지에 불과한 것이었다. 국제법도, 해당국가 국민들의 생존권도 모두 무시하는 전쟁국가가 주도한 ‘인권결의안’에 어떤 진실성이 있겠는가.

한반도에서의 생존권 문제는 평화체제 구축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1년전까지 부시행정부가 ‘선핵포기’로 일관한 채 북과의 협상을 거부해 왔던 것이나, 이명박 정부가 대북테러지원국 해제를 반대해 왔던 것, 인도적 지원에도 ‘감시’나, 체제변환 등 개입 전제를 달고 있는 점 등은 이들이 ‘인권’보다 개입과 체제변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권증진을 위해 모든 국가들이 국제사회앞에 약속한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는 노력을 독려하기 보다, 정치적 왜곡과 거짓도 불사해 가면서 상대방을 압박하고 굴복시키려는 ‘인권’논의는 추악한 패권정책이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국가를 공격하기 위해 ‘인권’의 탈을 쓴 것에 불과하다.


이른바 ‘북의 인권문제‘를 굳이 말해야 한다면, 90년대 중반, 미국, 일본, 남측이 주도했던 비인간적 봉쇄정책의 후과, 전쟁정책으로 인한 평화권의 심각한 파괴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90년대 말, 북을 떠나왔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호소했던 식량난은 자연재해에 미국, 일본, 남측이 합의를 뒤엎고 강행한 봉쇄정책이 더해진 합작품이었다. 년 강수량의 80%에 달하는 비가 사흘동안 쏟아져 식량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정도로(평균 550만 톤 - 570만 톤에 달하던 곡물생산량이 잇따른 홍수로 인해 1996년에는 287만 톤으로 급감함. 세계식량기구보고서, 1997년 6월 발행) 심각한 수해가 발생했음에도 ’기다리면 붕괴한다‘는 입장아래 제네바합의에서 약속했던 경제봉쇄 해제 합의를 뒤엎고 오히려 봉쇄를 강화하는 인권파괴적 봉쇄정책을 펼치지 않았는가. 여기에 한술 더 떠서 군사적 긴장도 고조시키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른바 ‘인권’을 앞세운 저들의 움직임이 얼마나 기만적인 것인지, ‘인권’논의를 얼마나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한반도의 인권증진을 위한다면, ‘인권’, ‘자유’, ‘민주주의’를 앞세운 정치적 공격, '정권붕괴‘를 향한 내정간섭과 적대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한 미국의 노골적인 전쟁위협으로 인해 북측뿐 아니라 남측 민중들까지 평화권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받아 왔다는 점을 고려하여, ‘인권문제’를 한반도 차원에서, 또 여러 각도에서 종합적이고 포괄적으로 접근하여야 하며, 교류와 협력, 봉쇄 해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관계 정상화 등 근본적 해결로 나아가야 한다.


3. 남북관계 파탄, 민생파탄법 제정을 중단하라!

이른바 ‘북 인권개선’을 전면에 내세워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 법안들은 실상 북 체제붕괴를 목적으로 갈등과 대결을 부추기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법안들은 ‘비핵개방3000’, ‘상생공영정책’의 핵심 정책을 구체화한 것으로,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관철해야 할 법안으로 상정되어 있다.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상생공영정책’은 북의 핵폐기 이후 북을 개혁개방시켜 ‘자유민주주의체제’로 바꾸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그 내용 중 ‘인도적 문제 해결’의 항목으로 ‘국군포로, 납북자문제 해결’, ‘북인권 해결’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국회에 제출된 “북한인권법”과 “북한인권증진법‘, ”북한인권재단 설립운영에 관한 법“은 이같은 정책기조를 현실화한 것이므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비핵개방3000안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 법안들을 스스로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입장들은 당연하게도 ‘상호 존중과 공영을 표방하고 있는 ’6.15공동선언‘, ’10.4선언‘과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체제붕괴 정책을 표방하고 암암리에 추진해 왔던 그 결과로 지금 남북 당국간 모든 대화는 중단되고, 개성공단을 비롯한 각종 협력사업들이 중단 일보 직전에 놓여 있다. 이제 대북적대정책을 이제 ’법‘으로 제도화하고 국민 혈세로 그 자금을 지원하며 정권차원에서 조직적, 체계적으로 수행해 간다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완전히 파괴될 수 밖에 없다.

남북관계는 완전히 초토화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대북붕괴정책을 위해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고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악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이번 법안을 제출하면서 한나라당은 국가예산에서 300억이나 되는 돈을 써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올해 정부는 기초생활보장 예산 3,265억원 삭감, 장애인 수당 및 저소득장애인 지원예산 477억 삭감, 공공보건의료 지원 예산은 약1,266억, 무려 34.7%를 삭감하는 예산을 제출하였다. 300억이면 장애인 관련 지원이나, 공공보건의료 지원 등에 훌륭히 사용할 수 있는 액수임에도 불구하고, 이 비용을 보수단체들에게 안겨주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남북관계 파탄의 후과를 낳게 되는 악행을 위해 말이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당장 개성공단에 입주하고 있는 87개 기업과 3000여 협력,거래업체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사회간접자본 및 생산설비 투자액 1조 5천여억원을 날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16만명에 달하는 협력,거래업체 고용인원의 미래가 불투명해 질 수 밖에 없으며, 만일 도산하게 될 경우 그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땅부자 재벌들을 위해 양도세, 종부세를 인하해 놓고는 서민들에게는 간판세, 애견세까지 물리겠다는 이 정부가 멀쩡한 기업들을 줄도산 시키는 일을 버젓이 하겠다는 것이다.

그 뿐인가. 남북관계가 파탄나면 한국경제의 국가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안겨주게 된다. 지금 남측의 국가신인도를 다루는 지표중에 한반도 정세는 필수 항목으로 되어 있다. 한반도 정세의 악화로 국가 신인도가 낮아지게 되면 남측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비용을 증가시키며, 국내외 증권시장에서의 한국 기업의 가치(주가) 하락에 따른 국가 자산가치도 감소할 뿐 아니라 해외자금유입 규모의 감소 및 형태 악화를 가져온다. 장기투자자금보다는 단기투자자금, 직접투자자금(생산부문)의 유입보다는 간접투자자금(증권부문)의 유입이 증가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되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금융불안속에서 나라 경제를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리려는 파렴치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무서운 집단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민족단합과 통일을 지체시킬 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파국적 후과를 가져올 행동들을 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4. 맺으며

일부 집단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우리 민족과 국민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망국적 정책을 저지해야 한다. 여기에서 물러선다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이 땅 국민들의 모든 성과를 저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희생시키고야 말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를 ‘전쟁터’로 표현하면서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모든 MB 악법들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저들이 스스로 ‘전쟁터’를 운운하는 것은 이번에 밀어붙이려는 법안들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것인지, 저항을 돌파하지 않고는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기꺼이 이를 현실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잊지 못할 전쟁터를 만들어 주자.



<남북관계 파탄법 발의 의원 명단>

(자세한 내용은 아래 주소로 링크)

http://tongil-i.net/2006/bbs/bbs/board.php?bo_table=data2&wr_id=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