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그들의 자유를 위해 우리의 자유를 사용하자!
허 만 호
경북대 교수,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
한국이 유엔 인권이사회 초대 이사국으로 선출되던 지난 5월 9일, 노르웨이 베르겐에서는 22개국 정부·비정부 대표들이 모여 북한의 인권과 난민문제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였다.
기존의 정치․경제적 접근 외에 스포츠, 예술, 문학 등을 통해 접근해 봄으로써 북한에서 인간의 근본적인 자유가 보장되어 인류보편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인권상황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상인식과 접근법에 있어 적지 않은 차이도 있었다. 박경서 인권대사는 「비엔나 선언과 행동강령」을 들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총체적 관점을 견지할 것을 천명하면서도 북한의 식량권만 강조했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인권을 거론할 수 없다며 ‘평화와 인권의 불가분성’을 도외시 했다.
북한정부는 향후 개발 원조를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정도 들어줄 수밖에 없겠지만 반드시 인권개념에 기초해야 된다. 베르겐 회의에서도 지적 되었듯이, 현재 개성공단에서 한국 고용주들이 북한 일반노동자들의 월급으로 57.5달러(사회보험료 7.5달러 포함)를 지급해도 북한정부가 사회문화시책비로 30%를 공제하고 나머지를 공식 환율 150원으로 환산하여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2~3달러만이 지급된다고 한다. 이런 노동착취에는 우리정부 당국자들의 책임도 크다.
북한정부는 외부 식량지원의 수여국으로서 준수해야 될 국제규범을 위반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이 2004년에 37만 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면서 4,800여 회의 모니터링을 실시한 것에 비해, 한국정부는 50만 톤의 식량을 지원하고도 단 10회만 실시했다. 이와 같이 한국정부가 인도적 지원 공여국으로서 서명한 관련 국제규범을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세계식량계획 등 다른 국제지원단체들이 분배의 투명성과 감독을 북한당국에 요구할 수 없게 되었으며, 마침내 일부는 추방되는 사태까지 초래 했다.
우리는 인권을 논할 때 유린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된다. “우리의 자유를 신장시키기 위해 당신들의 자유를 사용해 주세요!”라는 아웅산 수지 여사의 간청은 바로 북한 주민들의 절규이기도 할 것이다.
북한인권의 개선이 매우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1999년 말에 러시아에서 7명의 탈북자들이 체포되어 북한에 송환되었던 “7인 탈북자 사건”에서 5명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국제인권단체들의 구원노력이 주효했던 대표적 사례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될 우선적인 과제는 기존의 유엔 대북인권결의가 실행될 수 있도록 하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문제가 지속적으로 다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내에 인권개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 유럽에 있는 북한 인사들에게 인권교육의 기회를 확대시키고, 북한의 「조선인권연구협회」를 초청하여 대화의 기회를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울러 중국을 포함하여 북한난민문제와 관련된 국가들이 하루 속히 정부차원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촉구해야 된다.


